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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봉(秀)의 작은 공간입니다.

바둑 이야기 - Scrap from 바둑 n TV 본문

공개방/anecdote

바둑 이야기 - Scrap from 바둑 n TV

청봉(秀) 2012. 7. 6. 11:42

 

1970년대 한국 바둑사의 이야기가 있어 여기 옮김니다.

 - 청봉


 

1970년대 초 김인 9단의 전성시대가 황혼기에 접어들면서 바둑계엔 뭇 군웅들이 나타났다. 이른바 춘추전국시대. 72년 20세의 서봉수(徐奉洙) 2단(당시)이 혜성처럼 나타나 명인(名人)전에서 김인, 조남철(趙南哲)을 연파하고 타이틀을 쟁취했다. 이것은 바둑계의 대반란이었고, 난세를 알리는 서곡이었다. 불과 몇 달 후 일본 유학에서 돌아온 윤기현(尹奇鉉) 7단이 김인을 3대 2로 누르고 국수(國手)가 됐다. 이듬해엔 역시 일본유학파 하찬석(河燦錫) 5단이 국내 최대의 왕위(王位)전에서 김인의 7년 아성을 허물어버렸다. 여기세 귀국하여 공군 사병이 된 조훈현(曺薰鉉) 5단이 조용히 끼여들었다. 그는 74년 부산의 최고위(最高位)전에서 김인을 3대 0으로 일축하고 첫 봉화를 올렸다.


이것이 그가 따낸 생애 첫 타이틀이었다. 74년엔 '한국의 면도날'이라 불린 정창현(鄭昌鉉) 7단이 하천석을 누르고 기왕(棋王)이 된다. 40대에 요절한 鄭 7단은 걸물이고 괴인이었다. 그는 중학생이던 딸을 조훈현에게 주겠다며 공공연히 조훈현을 사위라 불렀다. "우리 사위가 아직은 지방에 있다.


그러나 일단 한강 다리를 건넜다 하면 누구도 그를 막지 못할 것이다." 鄭 7단은 曺 9단이야 말로 천하제패를 이룰 우일한 인물이라며 이렇게 호연했다. 바둑계의 지도(地圖)는 매년 변했다. 왕위전만 해도 74년 하찬석, 75년 김인, 76년 서봉수로 임자가 바뀌었고, 국수(國手)전은 72, 73년은 윤기현, 74, 75년은 하찬석이었다. 도전자군엔 노영하(盧永夏) 4단, 강철민(姜哲民) 5단 등이 끼여들었고, 장두진(張斗軫) 2단도 명함을 내밀었다. '속기의 명수' 김희중 4단은 76년 鄭 7단을 3대 2로 꺾고 기왕을 따냈다.


두 괴물의 타이틀매치는 당시 숱한 얘기를 만들었다. 김희중이 정창현의 대마를 잡았다. 김 4단이 얼른 자기집만 세어보니 100집 근처. 바둑판은 361집인데 여기서 판에 놓인 돌과 자기집을 빼니 상대집은 몇 집 되지도 않는다. 무조건 이겼다고 툭툭 두다가 계가(計家)를 해보니까 져도 한참 졌다. 사석(死石)의 존재를 빼먹은 것인데 이 엉터리 계가법은 훗날 '김희중 계가법'이라 명명됐다. 코리아나 호텔의 도전대국날, 관전자가 오전 10시 대국시간에 맞춰 도착하니 두 사람은 기록자도 없이 벌써 50수 가까이 두고 있었다. 일찍 나와 자기들끼리 시작해 버린 것이다. 타고난 낙천가들인 두 사람은 대국개시 선언이 없는 대국이 무효라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기어이 대국을 진행시켰다. 황소 윤기현은 뛰어난 대세감각으로 일가를 이루었으나 치열한 백병전을 꺼리는 약점이 있었고, '무딘 칼날의 명검'이라 불린 하찬석은 기리(棋理)에 정통했으나 승부근성에서 허점이 있었다.


서봉수는 본인의 고백대로 '기본기 없이 기질 하나로' 거칠게 밀어붙이던 시절이었고, 정창현, 김희중은 탁월한 기재(棋才)에도 불구하고 번개같은 속기에 터무니없는 낙천성 때문에 승부사의 매서움을 느낄 수 없는 사람들이었다. 누가 김인의 대통을 이어받느냐. 바둑계의 프로들은 조훈현을 주목했다. 일본에서 조치훈(趙治勳)보다 먼저 신인왕(新人王)이 된 이 천재는 귀국 후 이상하리만치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러나 장난 삼아 두는 내기바둑에선 명인 서봉수를 선(先)으로 접었다. 조훈현이 언제 한강다리를 넘느냐. 한국바둑 509년 사상 유일무이했던 춘추전국시대에 군웅들은 자기들끼리 싸우면서도 변방의 강자 조훈현의 일거수일투족을 가슴 죄며 지켜보고 있었다.


[2006-02-08 오후 9:10:24]

바둑 n TV 에서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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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에 대한 의견 : 내가 단 댓글 중 한개 가져옴.

 

사도와 정도가 있지요.
실전을 통해 읽힌 사도가 정도를 이길 수 있다고 굳게 믿습니다.

순장바둑 서봉수,
내기 대가 쌈꾼 유창혁...
제비 조훈현,
손오공 서능욱
면도날 정창현(한국의 사카다)
돌부처 이창호
무적황제 이세돌 ...
하룻강아지 범 나현

우주류 강철민(한국의 다케미아 마사키)

내가 젤로 좋아하는 속기도사 덜컥수 김희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