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12.04 22:22
준준결승제1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리캉 六단 黑 강동윤 九단

〈제9보〉(114~125)=강동윤은 끈덕진 기풍 때문에 가끔 '억지 부린다'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강동윤 스타일'에 가장 많이 당했던 기사가 이창호다. 우상(偶像)의 억울한(?) 패배가 잇따르자 분개한 이창호 골수 팬들이 성토에 나서면서 한때 '강동윤 안티그룹'이 생겨나기도 했다. 이에 당사자인 이창호는 "강동윤의 수법엔 전혀 문제가 없다. 전형(典型)상 좀 거북할 뿐"이라며 사태를 진정시켰다. 바둑을 보는 안목은 아마와 프로가 이렇게 다르다.
중앙 흑 대마의 생사가 국면의 초점이다. 흑은 달아나면서도 ▲로 잽을 던져넣는다. 114, 116은 선수(先手)로 단점을 보강하려는 의미. 118로 키운 것 역시 기자쟁선(棄子爭先)의 뜻이다. 참고1도 1이 정수지만 2다음 A와 B를 맞봐 흑은 떵떵거리고 산다.
119붙임도 용의주도했다. 120과의 교환 없이 참고2도 1, 3이면 중앙 흑이 위험해진다. 그래놓고 121, 123으로 일종의 미끼였던 백 2점을 과감히 따냈다. "잡을 테면 잡아보라"면서 칼자루를 건넨 것. 이제 124는 절대인데, 그 순간 손길도 경쾌하게 125가 놓였다. 묘수 책에 종종 등장하는 소위 코붙임. 리캉이 대경실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