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방/anecdote

가지 않은 길 (프로스트)

청봉(秀) 2012. 9. 25. 13:14

The Road not Taken

- Robert Frost

 

 

Two roads diverged in a yellow wood,

And sorry I could not travel both

And be one traveler, long I stood

And looked down one as far as I could

To where it bent in the undergrowth;

 

Then took the other, as just as fair,

And having perhaps the better claim

Because it was grassy and wanted wear,

Through as for that the passing there

Had worn them really about the same,

 

And both that morning equally lay

In leaves no step had trodden black.

Oh, I kept the first for another day!

Yet knowing how way leads on to way

I doubted if I should ever come back.

 

I shall be telling this with a sigh

Somewhere ages and ages hence:

Two roads diverged in a wood, and I –

I took the one less traveled by,

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노란 숲 속에는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길이 굽어 꺽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 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던게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로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 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가 없었습니다.

, 나는 다음 날을 위해 한길을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 올 것을 의심하면서 … …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면서 이야기 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들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피 천득 옮김>

 

 

현대 미국 시인 중 가장 순수한 고전적 시인으로 손꼽히는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로, 소박한 전원의 정서를 인생의 문제로 승화시킨 서정시이다.

제재는 숲 속에 난 두 갈래의 길이며, 주제는 삶에 대한 희구와 인생행로에 대한 회고이다.

숲 속에 나타난 두 길은 운명 앞에 나타난 두 갈래의 인생행로와 상호관계를 가지며 펼쳐진다.

1연에서 서정적 자아인 나는 어느 가을날 숲 속에서 두 갈래의 길을 만나 망설이다가,

2연에서는 그 중 사람이 적게 다니는 길을 택하고,

3연에서는 선택한 길을 가면서 다른 길은 훗날을 위하여 남겨 두고,

4연에서는 자신이 선택한 길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회상하는 내용으로 시상을 전개했다.

특히 마지막 제4연에는 작가의 사상이 드러나 있다.

시의 원제가 ‘가지 않은 길(The Road not Taken)’인 것을 보면

자신이 걸어온 길보다는 걷지 않았던 길에 대한 미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시에 나오는 길은 바로 인생의 길이다. 인간은 동시에 두 길을 갈 수 없으므로, 바로 여기에서 인생의 고뇌와 인간적 한계가 생겨난다.

이처럼 외면적 표현과 내면적 음영(陰影)이 이중적인 이미지로 제시되어 있는 것이 시의 특징이다.

, 외면적으로는 자연풍광인 숲 속을 쉽고 단순하게 노래하고 있으나,

인생을 담담하게 관조하는 내면적인 의미를 발견할 수 있도록 중의적(重義的)으로 표현했다

 

숲속의 길을 걷다보면, 항상 두 갈래길을 마주치고, 어느 한쪽을 선택하여야 하는 운명적 갈림길에서,

항상 올바른 결정하기 위해 고민하는 것이 늘 내 인생을 결정하는 선택과 같다.

나는 이 시를 늘 가슴에 품고 살면서 내 인생에서 위험한 순간을 맞이하면 냉철하게 판단을 하기 위해 한번 쯤 다시 읽어 보는 시다.

지난 날의 선택과 지나온 길의 흔적들을 뒤돌아 보면서, 그 때 선택하지 못하였던 그 길들을 아쉬워 하는 것도 이 시가 대리 만족을 해 주는 것이다.

 

인생이란 선택의 연속이지만, 가끔은 그 선택이 올바른 선택이었음을 기대할 뿐이다.

그러나 결코 나는 후회 하지는 않는다.

아직도 제 2의 인생이 기다리고 있는 순간에 계속하여 선택하고,

선택하지 않았던 길을 찾아 오늘도 열정적으로 산길을 헤메고 있다.

가지 않은 길을 위해.....

 

- 2012.09.  청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