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   2025/08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ags more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청봉(秀)의 작은 공간입니다.

[스크랩] 아! 꿈에 그리던 지리산종주여~! (I) 본문

비밀방/Mountain-climbing

[스크랩] 아! 꿈에 그리던 지리산종주여~! (I)

청봉(秀) 2009. 8. 28. 19:29

8월 23일 밤 10시 50분 출발하는 야간열차를 타고 4명의 지리산종주팀은 구례로 달려갔다. 소위 말하는 대전발 영시오십분 출발하는 목표행 완행열차였지.. (실제로 영시50분에 대전에서 출발함)

 

24일 새벽 5시에 성삼재 산길을 걷기 시작하여 25일 오후 4시 45분에 중산리 주차장에 도착하기까지, 36시간 36km를 주파하였다.

1500m 가 넘는 봉우리만도 16개이상인 주 능선을 첫날 11시간 걷고, 다시 둘째날 새벽 5시부터 12시간 걸어 총 23 시간이 소요된 1박 3일의 긴 대 장정을 마쳤다.

 

사람들이 왜 '지리산종주'를 하느냐고 묻는다.

어떤 의미 부여를 하기전에 실제로 한번 산행을 해 보면 답이 있다.

나 같은 경우, 자신과 인내 싸움도 필요 하지만 진정한 산싸나이가 되고 싶을 뿐이다. 

그져 하루라도 더 젊었을 때 한번 꼭 도전해 보고 싶었다. 오랫동안 간직 하였던 꿈이라 할까?

인간세상을 벗어나 오직 나 자신을 돌아 보고 관찰해 봄으로써 가장 행복한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하늘능선길을 걸으면서, 친구들과의 우정, 마음의 평온, 그리고 행복감을 찾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 생각된다. 

 

종주하면서 느낀 것은 세상에 모든 사물들이 존재하는데, 그 존재가 하나도 하찮은 것이 없다는 것이다. 길옆의 작은 야생화 한포기, 나무, 돌, 바람, 구름, 봉우리, 새, 날파리, 계곡물, 그리고 그 길을 걷는 사람들까지도.. 잘 어울려진 하나의 세상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하찮은 나의 존재도 현세의 한 구성원이라는 것. 나의 존재감을 찾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

 

긴 능선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통천문(하늘로 통하는 문)을 지나 천왕이 산다는 천왕봉에 이른다.

장터목산장에서 천왕봉까지의 길은 가파른 고개길이지만 주변 양쪽엔 아주 멋진 꽃들로 잘 단장되어 있다. 마치 사진관에서 인위적으로 꾸며 놓은 듯, 천국에 가는 길을 아름답게 포장해 놓았다. 그러나 천국으로 들어 가기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기 보다도 더 힘든... 진짜로 하늘나라에 가기가 이렇게 힘든 줄 몰랐다. 이곳엔 진정 천왕이 살고 있고, 천왕을 알현하고, 인간세계를 내려다 보는 멋도 참으로 진정 내가 신선이던가 하는 느낌이다. 천왕석을 끌어안고, 천왕샘에서 한바가지 물을 마시면 마치 내가 신선이 아니라  일일 천왕이 된 듯...

 

지리산 종주는 참으로 힘든 산행이기에 사전 준비도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

미리 산장도 예약하고, 기차표도 예약을 하여야 하며, 배낭꾸리기와, 등산 스케줄, 버스시간 등등, 사전에 몸 단련도 한 후 도전하여야 안전하다.

 

일주일 전, 우리원정대는 복규 대장과 함께 미리 도봉산 포대능선의 Y계곡을 사전 등반하는 훈련도 하였다. 그 때는 나로호의 발사가 5시에 예정되어 있어, 도봉산 아래 식당에서 막걸리와 함께 TV를 보았는데, 카운트 다운 6분 50여초 남겨 놓고 발사를 연기 하는 바람에 아쉬웠지만, 8월 25일 지리산 종주를 마치고 중산리 버스 정거장에서 발사 장면을 TV 를 통해 보고는 환호와 함께 박수를 쳤다. 하지만 올라오는 버스에서 이 마져 궤도 진입에 실패하고 절반의 성공으로 끝난 아쉬움이.. 계속 진행하여 꼭 우주강국의 대한민국이 되길 바란다.

 

밤새 잠 못자고 달려온 기차속에서의 소주 한잔의 나눔, 그리고 연하천산장에서와 벽소령에서의 발렌타인 17년산과 함께 나눈 우정. 특히, 삼겹살과, 카레로 마루리한 산상파티는 행복 그 자체이었지 않나 싶다.  무사히 기나긴 산행을 마치고 내려와 원지에서 하산주로 진정한 우정을 함께 나눈 박청원,송헌일, 최종철 친구들아 정말 수고 많이 하였고 즐거웠다. 우리 자주 뭉치자.

 

 

지리산종주:

 

1. 참가자 : JC Choi, CW Park, HI Song, SS Lee

2. 일시: 2009 8월 23일 - 25일(1무,1박 3일)

3. 코스: 지리산 종주 코스 (성삼재 - 중산리)

  성삼재 - 노고단대피소 - 임걸령 - 노루목 - 삼도봉 - 화개재 - 토끼봉 - 연하천대피소 - 형제봉 - 벽소령대피소 (1박)

 덕평봉 -철선봉-영신봉-세석-촛대봉-삼신봉-연하봉-장터목-제석봉-총천문- 천왕봉 (1915m) - 범계사-칼바위-중산리매표소- 주차장 (35.6 Km) - 원지 

 

4. 일정 :

  8월23일  22:50  용산역 출발(무궁화호 기차)

               23:20  수원역 합류

      24일  03:23  구례구역 도착

               03:30 - 03:35 버스터미날로 이동 (버스요금 천원/인당)

               03:40 - 04:00 아침식사 제첩국(5천원)

               04:00 - 04:38 터미날 성삼재 (버스 3300원, 택시합승 만원/인당)

 

               05:00 - 05:45 노고단

               06:00 - 07:00 임걸령

               07:00 - 08:30 노루목, 삼도봉

               08:30 - 09:30 화개재, 토끼봉

               09:30 - 11:00 연하천대피소

               11:30 - 12:15 연하천에서 중식

               12:15 - 13:30 명성봉

               13:30 - 15:00 형제봉

               15:00 - 14:00 벽소령대피소도착

               16:00 - 19:30 저녁식사 및  방배정및 취침(2호실 63,64,65,66번 침상)

 

     25일  04: 35 기상

              05:00 - 06:00 덕평봉, 선비샘

              07:00 - 08:00 칠선봉, 영신봉

              08:00 - 09:15 세석 대피소 도착 및 아침식사

              09:15 - 11:10 촛대봉/삼신봉/연하봉/장터목산장

              11:30 - 12:30 제석봉/통천문/천왕봉 정상

              13:10 - 14:15 천왕샘/법계사 도착 

              14:20 - 15:20 법계사 밑 샘터에서 중식

              15:20 - 16:40 중산리 매표소/ 주차장까지 택시로 이동 (5천원)

              17:05 - 18:00 원지시외버스 터미널 (버스비 3300원)

             18:00 - 20 :00 저녁식사 (뽈대구찜)

             18:50 - 22:20 인천/서울 도착 (서울 출발 19:50분)

          

준비물:

헤드렌턴, 건전지, 방풍우의, 판쵸,지도, 여벌셔츠, 양말, 스틱,카메라,코펠(JC),버너(HI,SS),수저,의약품(HI),물병,선글라스,선블럭, 간식(쵸코렡, 과일,오징어,영양갱,치즈,사과, 참외), 술(소주).라이터,부탄개스 4통,카레1봉,양파,감자.고기,라면+햇반 각각 10개(CW), 김치 5봉(HI),무말랭이, 17yrs(SS),참치캔, 꽁치통조림, 김,신분증

 

식사준비: 24일 아침 매식, 점심(햇반+라면), 저녁 산장에서 파티. 카레, 돼지고기(2근), 25일 아침(라면+햇반) 세석대피소에서, 점심(라면+햇반), 저녁 하산후 매식

 

사전준비    

  - 기차표 예매완료.(완불) - 티켓 배부완료.

  - 벽소령대피소 예매완료(완불)

  - 8월 17일 10:00 사전 등산모임 망월사역 - 포대능선 산행-도봉산역 (원정대원 4+ 대장)     

 

기차여행:

23일 22:50 목포행 완행열차에 몸을 싣고 수원역에서 두사람이 합류하여 덕컹거리는 완행열차를 타고 내려간다.

구례구역에 다음날 새벽 3시 23분에 도착하는 대전발영시오십분이라는 철마는 밤새 쉬지도 않도 달려가지만, 우리는 소주 한병을 꺼내 넷이서 나누어 마시고, 곧 바로 느긋하게 잠을 청한다.

기차에는 지리산행 여객을 한칸으로 몰아 넣은 듯, 모두 등산복차림에 배낭들의 부피가 어마어마하다. 침낭을 가지고 온 친구들이 많다. 부부팀도 있고, 부자팀도 있으며, 단체일행도 보인다.

 

구례구역 - 성삼재 (03:23 - 04:50)

구례구역을 나오자 택시들이 줄줄이 대기 해 있고, 성삼재까지는 일인당 만원의 합승요금이라며, 우리 넷이면 35천원에 할인해 주겠단다.

인터넷에 있는 것 처럼 버스가 역앞에 이시간에만 대기 하고 있으며, 터미날까지는 한사람당 천원을 받고 있으며, 첫 차의 출발 시간이 04:00 이므로 약 30여분의 여유가 있다. 배낭은 차에 놓고 몸만 빠져 나와 아침식사로는 섬진강 제첩국으로 해장을 하고 버스에 오르니, 몇몇의 자리가 나 우리 일행은 잽사게 좌석을 차지하고 느긋하게 성삼재로 이동한다. 그곳까지는 약 50분 정도 걸린다. 화엄사를 거쳐 구불구불 산길따라 어둠속을 뚫고 버스가 고갯길을 벌벌거리면서 오른다. (버스요금 3300원)

 

천왕봉 정상에서 자랑스런 친구들의 모습 찰칵......! 

 

 

성삼재 - 노고단 고개

 

성삼재에서 약간의 추위가 느껴진다. 앏은 방풍자켓을 입고, 헤드렌턴을 쓰고, 산행준비를 하고 출발하는데, 우리 일행이 젤로 마지막이다. 모두들 다 출발하여 남은 일행은 달랑 4명. 포장도로를 따라 오늘쪽으로 숨을 몰아쉬며 오르는데, 전망대가 나오고, 구례시내가 어둠속에 불빛을 발한다. 여명이 아직 밝지 않은 관계로 사방은 온통 암흑뿐이다.

 

노고단 고개에 오르니 천왕봉이 있는 동쪽 하늘이 붉게 물들기 시작한다. 여기 고개를 오르기 까지 가파른 언덕길이라 숨이 차다. 고개에서 기념 촬영도 하고 잠시 숨을 돌리고는 일출이 시작되기 전에 서둘러 임걸령으로 발길을 돌린다.  

 

 노고단 고개에서 일출을 기다리며.. 첫번째 기념사진. 아직은 표정들이 쌩쌩하다.

 

노고단 - 삼도봉

 

일출이 시작되기 전에 노고단을 출발하여 25.5km 의 주 능선에 들어섰다. 주능선에서 첫 일출을 만나고  탁트인 전망이 나타난 곳, 구비구비 지리산의 실루엣이 나타난다. 낮게 깔린 흰구름과 함께 겹겹이 쌓인 산봉우리들과 골짜기가 눈에 들어 온다.

비교적 완만한 오르내림이 있는 능선길.. 탁 트인 시원한 조망이 일품이다. 삼도봉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제일 좋타. 우측으로는 반야봉이 보이고 뒤로는 노고단이 보이고, 앞으로는 천왕봉이 구비구비 놓여있다. 남으로는 불무장등이 시원하게 보인다.

 

 능선에사 마주친 일출......

 

임걸령에 도착하여 안내 지도를 보면서 반야봉을 오를 것인가 아니면 통과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친구들.. 내일의 긴 여정을 생각하여 한시간의 단축을 택한다.

 

노루목 표지판 앞에서 살짝한 컷. 노고단 에서 4.5 km 를 주파한 후의 최종철의 모습.

 

 

삼도봉에 도착하여 바라본 반야봉의 하늘. 구름이 새털처럼 희다.

 

전라남도, 전라북도, 경상남도 삼도의 경계가 있는 곳, 바로 마주치는 삼각지점에 삼도봉 푯말이 있다. 우리도 기념사진 한장. 친구들의 모습이 정말 멋지지 않습니까? 코펠,바나와 이틀간 먹을 식량으로 인하여 등짐들이 무겁게 느껴진다. 특히 청원이는 라면과 햇반을 넣어 배낭이 무척 커보인다. 산위에서는 아무 것도 버릴 수가 없어 갈 수록 무게는 줄지언정 부피는 거의 그대로인 상태.

 

삼도봉-화개재-토끼봉-연하천

 

삼도봉에서 화개재로 가는 길은 내리막이다. 15분 정도 길게 나무계단을 내려가는데, 내려간 만큼 다시 고도를 높여 올라야 하니 내려가면서도 마음이 편치 않다. 옛날 길이 없는 시절, 보부상들이 전라도와 경상도가 이 화개재까지 올라와 물물교환하였다는 고개. 경상도의 해물과 소금, 절라도의 삼베와산나물 등등을 교환.

넓은 광장이 형성되어 있다. 참으로 믿기지 어려운 이야기지만 역사적 사실이기도 하다.

깊은 내리막은 다시 1시간정도 계속 올라야 하는 토끼봉. 주 능선중에서 가장길게 올라야 하는 길이기에 힘도 무척드는 코스이다.

힘들기만 하디 토끼봉이라는 이름의 토끼는 발견하기 힘들다. 연하천에 도착한 시간은 11시. 의자가 몇개 없는데, 앞팀이 앉은 자리가 넓고 그늘이 졌다. 한 20분 기다려 우리도 이른 점심을 한다. 이름하여 라면밥. 라면3개에 햇반 2개를 함께 넣고 끓여서 점심의 파티를 한다. 산장에는 물이 있어 식사 준비하기엔 안성마춤. 그러나 이곳엔 설거지도 못하고 신문지로 코펠을 닦는다. 다만 세수를 할 수는 있다. 발렌타인 17년산을 오픈하여 반을 비웠다. 나머지는 저녁을 위해 참고 참지만 술에 대한 고픔은 아쉽기만하다.

 

삼도봉에서 한없이 내려가는 나무계단.... 정신적으로 힘든 곳이다.

 

넓은 광장의 화개장터.. 경상도 쪽으로 바라본 하늘... 구름

 

토끼봉을 향애 올라가다 지쳐 잠시 쉬는 사이 한컷.. 아마 여기서 휴식을 하면서 내 카메라를 놓고 올라갔다. 좀 더 진행하여 휴식을 한번 더 하고 약 1km 이상 올라 왔는데, 카메라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는 아연실색. 나 혼자 다시 내려오면서 다른 팀에게 물어 본다. 혹시 카메라 못 보셨나고? 4명의 젊은 남자들은 우리와 엇갈리면서 쉼터를 이용하였기에 카메라를 못 보았다고.. 아뿔싸, 내 기록 사진?

다급한 마음에 다시 내려간다. 부부팀이 올라 온다. 혹시 카메라 못 보셨나요? 여자분이 내 카메라를 꺼내 전해주면서 파란색 티셔츠 입은 분 팀이냐고? (종철이가 하늘색티셧츠를 입고 앞장서서 걸었기에 기억하였나 보다.). 아이고 하느님 감사합니다. 그들에게 쵸코렛 자유시간 2개와, 벽소령에서 저녁식사때 양주 한잔을 권하였다. 정말로 감사할 뿐이다.

 

연하천 산장에 도착하여 수통의 물도 보충하고 점심식사를 한다. 예정시간 보다 한시간 빨리 도착하였다. 맨 앞에 선두를 서서 이끌고 있는 종철이가 너무 속도를 내는 바람에 시간이 빨라진 것이다. 이번 산행 내내 선두에서 대열을 이끈 종철... 대단한 체력이다. 박수를 쳐주고 싶다. 후미에선 청원이와 나는 사진 찍느라 시간을 많이 소비하였다. 150컷에 한장당 1분이면 150분 2시간 반이라는 시간갭이 나오지만 우리는 함께 종주를 하는 환상적인 팀이 되어있었다.

 

연하천 산장의 모습. 밥먹고 시간이 남으면, 여기 중앙홀은 6시 이전엔 항상 개방되어 있으니, 낮잠을 즐길 수 있다. 산장에 들어가서 비록 예약을 하지 않았어도 중앙홀에서는 잠시 누워 휴식을 취할 수가 있는 것이다.

 

라면이 끓는 시간에 17년산으로 건배.. 나는 사진 촬영을 위하여 종철이가 내 컵을 대신 들고 부라보~~!  이 나무 밑의 의자를 차지하려고 20여분간 기다려 방을 차지한 우리들.. 방빼는데 권리금이라도 받아야 하지 않을 까?

점심을 마치고 브라질산 커피향으로 (브라질에 처형이 있어 직접 보내주는 덕분에 내가 특별히 가져왔다) 피로를 풀고, 청원이 마우병에도 하나가득 보충하여 다음 코스에 대비한다.

지리산에서는 설거지를 할 수가 없다. 물을 끓여 대충 씻고는 잔반 처리만 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음식물 찌꺼기는 그곳에 버리고, 나머지 쓰레기는 다시 가져와야 한다. 따라서 쓰레기가 젤로 적게 나오는 것으로 배낭을 준비하여야 한다. 아무리 비워도 배낭의 무게는 줄었지만 부피는 줄지 않는 것이 이런 이유이다. 신문지도 꼭 필요하다. 설거지에 아주 중요하닌깐..

 

붉은 색으로 표시한 것이 첫날 우리가 걸었던 고스 약 11시간 걸려 벽소령까지 진출.. 하룻밤을 보냈다.

 

반달곰이 출현한다 하여 열심히 살펴보았는데... 이놈의 발 한나가 없어 졌다... 아마도 OB 이가 부탁하여 청원이가 발을 하나 슬쩍하였나 보다. 다행이도 윈쪽 앞발은 그대로 남아 있어.... ㅋㅋㅋ 곰발다닥을 먹으려면 꼭 윈쪽앞발을 먹으라 하였다. 왜냐하면 그것이 가장 힘이 센 발이기 때문이다. (속설이 아니고 정설이랍니다)

 

 연하천 - 벽소령  

 연하천에서 벽소령까지는 약 3.6km, 두시간 거리이다.

예정시간 보다 일정이 빨라 천천히 쉬면서 산행 하기로 하였다. 숲속에서 낮잠도 자면서 천천히 간다. 벽소령에서 약 1.6km 남겨놓고 약 30여분을 숲속에서 코골이를 한 듯 하다. 나는 기록을 정리하고.. 반대로 진행하는 산행팀이 낮잠자는 우리들을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본다. 여유롭게 산행하는 멋도 즐겁지 아니 한가?

형제봉에 곧 도착하니 절경이다. 두 형제 바위 사이에 소나무 하나.  그리고 떡 버티고 있는 커다란 바위벽은 능선길 첫날의 백미가 아닐까? 바로 직전에 확트인 전망은 지라산 능선길 전체를 바라 볼 수 있게 전망이 좋타.

 

바로 여기서 바라보는 청왕봉. 구름에 쌓여 있다. 오늘쪽 엄지 손고락 처럼 보이는 바위가 촛대봉. 그러니깐 오른쪽 능선 촛대봉을 거쳐 윈쪽 저 구름바위로 가야 천왕봉에 이른 다는 것.  꽤나 멀리 보인다.

 

고사목이 멋지다. 하늘의 구름과 잘 어울린다. 저 멀리 천왕봉이 보인다.

 구름에 휩싸인 천왕봉.. 바로 앞의 능선길이 우리가 가야 할 종주길...

 

천왕봉을 배경으로...  이곳은 영선봉 자락인 듯...

 

가운데 벽소령 대피소가 멀리 보이고 그 능선 너머 촛대봉이 오른쪽으로 보인다.  천왕봉은 윈쪽 끝 사진 밖이다.

 

형제봉 사이에 있는 소나무 한그루.. 수천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여기 그대로 서 있다.

 

 

열심히 풍경사진을 담는 청원이....

 

오른쪽엔 헌일이가 자리잡고 쉬고 있다. 헌일이와 촛대봉 사잇길로 가면 능선길이다. 그 여백에 잠자리 한마리가 사진에 잡혔다. 마치 비행기 처럼...

 

드디어 4시 조금 못미쳐 벽소령 대피소에 도착하였다. 시간이 조금 이르지만 저녁식사를 먼저 하기로 하고 준비를 한다. 식수는 여기세 700 m 계곡 아래로 내려가 떠와야 하니 괭장히 힘들다. 하지만 나와 헌일이가 함께 수통과 코펠에 물을 담아 온다. 물론 설거지 못한 코펠도 대충 물에 씻어 계곡에 버리고, 한참을 끙끙 거리며 올라 온다. 대피소 뒷편에 자리를 잡고 저녁 식사 준비를 한다.

 

카레도 만들고 돼지 고기도 굽고, 남은 17년산도 마져 비우면서 2시간의 긴 저녁파티를 산상에서 환상적으로 가져본다. 뒤쪽에 보이는 수녀님들이 물을 뜨러가면서 카레하는 우리 모습을 보고 몹시도 부러워 한다. 아마 저녁식사를 간단한 간식으로 때우시려나 보다. 함께 하고 싶지만 어설프게 접근 할 수도 없고...

가장 아쉬은 것이 술이 없다는 것. 청원이가 두개의 소주팩을 가져오기로 하고 배낭에 넣고 오는 것을 잊어 버렸다..

아쉬운 김에 16년산으로 계속 건배를 한다. 17년산에 물을 부어 다시 부신 것이 16년 산이라나.. 흐흐흐...

이렇게 산속의 밤은 점점 다가오는데, 갑자기 빗방울이 떨어진다. 동쪽 하늘엔 시커먼 구름이 뒤덮혀있다.

 

6시까지 짐 정리를 하고, 방배정을 받으러 산장으로 들어갔다. 2호실 63-66 번을 배정받고, 담요 8개를 빌린다. (장당 천원)

 

 

 

방배정이 끝나 잠자리를 피고 누운 것이 6시 반.

치솔과 물한컵을 들고 화장실에 가서 이를 닦는다. 잠시 돌아 오니 벌써 두사람은 잠을 청한다.

나도 누워 잠을 자는데 사방에서 코고는 소리가 난다. 코고는 소리가 처음엔 좀 귀에 거슬렸으나, 곧 자장가로 들리면서,

나도 그 연주단에 합류한다. 심하게 코를 고는 것이 우리 넷인가? 한밤중에 눈을 떠보니, 옆에 자던 종철이가 복도로 내려가 자고, 양쪽으로 누워 있던 두 사람은 등을 반대로 돌려 자면서, 내 자리는 3인분의 넓은 광장이 형성되었다. ㅎㅎㅎ

별들과 달님이 사랑을 속삭이는 사이 밤하늘엔 안개가 그들의 사랑을 감추어 준다. 밤새도록 새록 드르렁 , 쿨쿨... 크~~~ 억! 헉!

아주 편안하게 잠을 푹 잔듯 하다. 새벽 3시에 깨어 나서는 다시 잠을 못 자고 4시 30분에 일어나 짐을 꾸린다.

 

 

 

 

2일째 산행기 계속 됩니다...

출처 : 아! 꿈에 그리던 지리산종주여~! (I)
글쓴이 : 대청봉(李成秀) 원글보기
메모 :